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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송시> 김현미 작가 인터뷰 (해외배송 가능상품)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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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송시> 김현미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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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송시: 시와 타이포그래피 이야기>

김현미 저자와의 인터뷰


/에디터_ 이영일


 

 


타이포그래피는 시와 닮았다. 외형적인 표현방식의 차원이 아닌 내적이고 감성적인 차원에서 말이다. 타이포그래피와 시는 글자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데, 그로 인해 여백과 여운을 동반한다. 김현미 저자는 타이포그래피를 소재로 만들어진 한 편의 시에서 <타이포그래피 송시>의 영감을 얻는다. 2014년 끝자락에 출간된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타이포그래퍼라면, 디자이너라면 또는 글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번 인터뷰를 읽어보길 권한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2014 12월 말일에 책이 출간되었지요? 그 후로 1~2개월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이제 새 학기도 시작되는 시기라 많이 바쁘실 것 같은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 저는 3학기제로 운영되는 SADI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2월이 개학이라 벌써 새학기 2주 강의를 했습니다. 시작이 늘 그렇듯이 어느 정도의 흥분과 긴장감이 있습니다. 다른 학교보다 한 달 먼저 새학기 증후군을 겪고 있기도 하고요. 작년 말에 오랜만에 책도 출간하고 그 수확에 대해 음미하는 시간을 좀 가지고 싶은데 여의치 않네요.

  

‘타이포그래피와 시’라는 주제로 작업된 이번 책은 기획부터 신선했는데요. 이 책을 기획하신 애초의 의도와 과정들이 궁금합니다. 또 아쉬운 부분들도 있으셨을 텐데요.

오히려 저의 출간 기획을 선뜻 받아주셔서 오히려 지콜론에 감사를 드리죠. 저로서는 지난 3년간의 산물을 흥미롭게 엮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 이 책의

기획이었어요. 지난 2012년에 1년간 지콜론 잡지를 위해 이 달의 서체를 선정하고 서체 이야기를 게재했었죠. 제자이자 동료인 박경식과 번갈아 가면 재미있게 작업을 했습니다. 어떤 글자체를 소개할까 함께 의논하면서요. 2013년에는 타이포학회 전시를 위해 파블로 네루다의 타이포그래피 송시를 타이포그래피로 보여주는 작업을 했고요. 네루다의 송시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엘제비르(Elzevir)’글자였어요. 이 글자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벨기에 네덜란드 지역의 타이포그래피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마침 이를 직접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는 벨기에 안트워프의 ‘플랜틴 모레터스 인쇄 출판 박물관(Plantin-Moretus Museum)’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구요. 송시는 문학이지만 소재가 타이포그래피였으니까 타이포그래피의 역사를 송시에서 다루어진, 송시를 표현하는데 활용한 글자들을 통해 이야기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아쉬운 점은 19세기 말 20세기 초반의 산세리프 글자체 이야기를 다루지 못한 점이예요. 거기까지가 제가 이 책을 위해 다루고 싶은 내용이었는데 아무래도 자료 조사가 부족해서 약속한 시간까지 마무리를 못했습니다. 책이 잘 팔려서 혹시 개정판을 내게 되면 더욱 완전을 기하고 싶네요.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이런 문학적 필력은 어디서 그렇게 나오는지 궁금해지던데요. 평소에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책과 작가님의 감성이 너무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디자이너로서 문학적 감성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이런 감성이 타이포그래피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이라는 명칭이 부담스럽네요. 저는 선생님이라는 명칭이 제일 맞는 사람입니다. 그게 제 생업이구요. 사실 책을 많이 읽지도 않은 무식한 교수입니다. 그런데 저의 할아버지께서 시인이셨어요. ‘와사등’이라는 시를 쓴 김광균 시인입니다. 자연스럽게 집안 분위기가 좋은 글이나 문화 콘텐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환경이었죠. 글이 생각하는 것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글쓰기의 기본은 대학원에 와서야 절감하게 되었어요. 대학교때 써 낸 그 많은 보고서는 뭘 한 거였나 돌이켜 보게 되더군요. 생각하는 것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 글이라면 그것을 눈에 보이게 해 주는 것이 타이포그래피잖아요. 콘텐츠와 형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맞닿아 있어야 하는 거니까 타이포그래피를 할 때에도 전달해야 하는 내용을 잘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책에서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통해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얻게 되셨다고 말씀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요?

네루다와 저의 할아버지는 거의 동시대 사람이예요. 저는 할아버지가 시집을 내실 때 활자나 종이, 할아버지 용어로‘장정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것을 기억합니다. 네루다가 시를 보여주는 도구인 활자와 출판이라는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공정에 관심을 가지고 지식과 감성을 동원하여 송시로 표현한 의지 자체에 우선 완전 공감이 됐어요. 역사를 간파하고 몇 개의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한 것을 풀어서 공부하기도 했구요. 예를 들어 ‘플랑드르의 물가의 극미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엘제비르 글자들’에서 네덜란드의 인쇄 출판 활자디자인의 역사을 살펴보게 되었죠. 전체적으로는 네루다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구요. 책을 읽을 때 식자공을 생각하라든지 못 배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주고 기회가 되어주는 활자의 역할을 이야기 하는 대목 등에서입니다.

 

이미 디자인계에서 디렉터로 활동하시는 많은 분들을 제자로 두고 계시고, 또 현재도 현업에서 활발한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강단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또 제자들에게 타이포그래피를 어떻게 이야기해 주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기초를 튼튼히 하고 나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앞으로 더 빠르게 변할 테지만, 무엇이 좋은 디자인인지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도를 담아내고 합목적적으로 진행하는 태도, 좋은 형태를 만들고 볼 줄 아는 실력과 안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이포그래피를 교육할 때에도 제 역할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 역사, 콘셉트를 형태로 구현하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해 보고 경험을 시켜주려고 노력합니다. 유행에 민감한 학생들은 검색만 하면 언제든지 원하는 이미지와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얻어야 할 것은 보다 견고하고 깊이 있는 것이어야 할 것 같고, 또 그런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자체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개라몬드를 제일 좋아합니다. 대학교 2학년 때 만난 첫 사랑입니다. 대학원에서 논문을 쓸 때에도 개라몬드와 길 산스의 조화를 활용했습니다. 여러 개라몬드 중에서 어도비 개라몬드를 제일 좋아해요. 가장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것 같습니다. 세리프가 있어서 단순, 기계미와는 거리가 있는 글자체이고 세리프가 인위적이고 예리하지도 않구요. 획의 굵기 차이가 있지만 크지도 않고요. 최근에 사용하는 본문용 글자체들에 비하면 색의 검기나 소문자 크기 등에서 밀리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있는 글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어도비 개라몬드 a g

 

 

이번 책에 기록된 글자체들의 역사적 배경들이 흥미롭던데요. 디자이너가 글자의 탄생과 사회·문화적 배경을 알고서 글자를 사용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작가님의 개인적인 의견이 궁금합니다.

디자인의 목적에 따라서 다를 것 같습니다. 디자인에서 타이포그래피의 역할은 글자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규정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 디자이너의 정신이 개입합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특별한 글자 형태가 필요하다면 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우선하겠지요. 필요하다면 레터링을 직접 할 수도 있겠구요. 저는 글자체에 형태와 정신이 있다면 모두 헤아려보도록 하는데 형태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는 행위를 통해 전달하는 감성이라서요. 그런데 형태적 계열이나 그 흐름이 어떤 문화나 정신과 무관하지가 않아요. 내용에 대한 조사와 콘셉트에 기반하여 디자인할 때, 그 디자인의 주된 목소리인 글자체를 선정할 때엔 글자체를 둘러싼 배경, 정신 등이 디자인 과정에 녹아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에서의 정신적 유추와 연계 등이 활동이 없고 직감이나 감각에 의해서만 결정한다면 균형잡힌 행동이 아닐 것 같아요. 대학원때 교수님이 이 구절을 알려주셨어요. ‘실행이 따르지 않는 이론은 공허하고 이론의 뒷받침이 없는 실행은 장님과 같다.(Theory without practice is empty. Practice without theory is blind.)

 

책 내용 중, 타이포그래피를 연극에 비유하신 것이 인상 깊었는데요. 또 어딘가를 여행하거나 끊임없이 마주치는 일상을 통해서 영감을 얻고 또 그런 것들이 쌓여 창조적 결실을 얻게 된다는 선생님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비단 이 말은 타이포그래피에 국한되진 않을 것 같은데요, 타이퍼그래퍼로써 예술과 일상을 통해 얻은 영감들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선생님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각을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하잖아요. 새로운 조합이 무궁무진한 것이겠죠. 상상력과 의지가 그 동기겠구요. 그래서 창작을 하려는 개인에게는 그 조합의 요소들이 많이 저장되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을 예의주시하고 스스로를 채우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거나 전시나 공연, 영화를 보거나 하는 것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여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백남준 작가와 동시대인인 전위 작곡가 존 케이지는 ‘학생과 선생을 위한 몇 가지 룰과 힌’에서‘영화를 자주, 유심히 봐라. 모든 것을 모아라-후일 요긴하게 활용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세상을 보기 위해 직접 여행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영화를 통해서는 공간 여행뿐 아니라 시간 여행도 할 수 있지요. 감각과 사고를 동원하는 그만한 간접 경험이 없습니다. 저도 네루다의 송시에서 ‘플랑드르의 물가의 극미한 금속으로 만들어진...’부분을 읽는데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시작 부분, 델프트의 수로 장면이 떠오르더라구요. 작업에 이미지를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이미지가 저장되어 있고 끄집어 내어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네루다의 시를 타이포그래피로 작업하신 부분을 보면서는 정말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업의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텍스트를 해석해서 시각적으로 표현한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이었습니다. 시를 읽으면서 부분마다 어떤 글자체가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어떤 구성으로 표현할까를 생각했으니 배우를 정하고 안무 연출을 한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타이포그래피를 ‘안무(choreography)’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주어진 공간에 개체들의 배열과 구성, 움직임을 고려하는 측면에서겠죠. 텍스트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으로 타이포그래피의 역할이 있겠는데, 그 역할이 극적으로 커질 때 이런 방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작가의 말, 그리고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떤 포인트에 두고 읽으면 좋을지를 말씀해주세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디자이너라면 칠레의 한 시인이 타이포그래피를 주제로 시를 썼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일 것 같고 한 번 읽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시가 시각적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타이포그래피의 역사와 형태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세의 글자로부터 21세기 글자체에 이르기까지 글자라는 것은 그러한 형태를 요구한 시대와 문화와 창작자의 산물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네루다의 송시가 활자의 탄생과 전개가 인류문명에 끼친 영향에 대해 조명한다면 이 책은 활자의 형태의 역사를 조명한다고 할까요. 우리가 물려받은 글자체들은 박물관 안에 정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도 그 쓰임새가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초월한 언어의 보고인 거죠. 그 점이 매력적이고 타이포그래피의 그러한 측면을 저도 이 책을 통해 예찬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이 책이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글자의 생김새와 서체의 변화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는 일반인들에게도 흥미있게 읽히는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자를 다루는 디자이너라면 <타이포그래피 송시>를 소장해 주시고 주변에 글자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 추천해 주신다면 책을 쓴 사람으로서 더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저자 소개

김현미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미국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그래픽 디자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민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2001년부터 삼성디자인학교(Samsung Art and Institute)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 『신타이포그래피 혁명가 얀 치홀트』,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33가지 서체 이야기』, 공저로『타이포그래피 사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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